더 이상 국가주의로는 안 된다

상호신뢰, 자율, 분권만이 살 길이다
기사입력 2017.07.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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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에 집착 말고 실패해도

기초과학, 혁신연구에 집중 투자하라


한국인 서로 믿지 않아, OECD 국가 중 불신 최고
서로 믿고 스스로 법을 정하는 자율로 초 일류국가의 꿈 완성하자
지난 28일 서면 롯데호텔 부산에서 김병준교수를 초청 강사로 하여 재단법인 21세기포럼 주관, 42차 정례포럼이 개최됐다. 이날 포럼의 주제는 한국정치의 현실과 과제-국가, 시장, 공동체였다.
이날 마이크를 잡은 김 교수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피력하며 한국경제의 심각성을 진단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자영업자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의 자영업자 비율은 7%대 입니다. 반면 우리 한국은 28%에 육박하고 있죠. 그러니까 선진국에서는 취직이 안 되면 새로운 기술을 익히거나 자신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피교육생 신분으로서의 실업상태에 머물러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바로 자영업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죠.
게다가 우리나라의 경제구조는 큰 자본이 더 큰 자본을 획득하는 그런 시장 구조인데다 이것의 직접적 영향으로 인해 갈수록 근로소득이 줄어들고 있는 형국이죠. 그래서 부의 불평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어떤 현상이 나타나고 있느냐.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OECD국가 중 우리나라가 최고죠. 자살률 또한 2등과의 격차를 상당히 벌려 놓은 가운데 지금 몇 년째 1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은 과거에는 노인 자살률이 높았는데, 최근에는 20대 청년 자살률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정부가 우선 급한 대로 해결책을 내놓은 것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그리고 기본임금 인상, 또 노동시간 단축인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해결책은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이죠.
이어 또 한 가지는 제가 체코에 있는 현대 자동차 공장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무려 2만평이 넘는 광활한 조립공장에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즉 컴퓨터 시스템에 의한 조립 로봇들만 가득했습니다. 그리고 이 시스템을 고작 4명의 전문가들이 CCTV화면을 보면서 콘트롤하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는 무엇을 의미하느냐.
고용없는 성장을 의미하는 것이죠.
따라서 향후 우리나라는 제조업 분야가 성장한다할지라도 고용이 창출되지 않는 고통스러운 성장이 지속될 것입니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소위 차이나 인사이트라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정책의 요지는 부품소재를 국산화시키자는 것입니다. 현재 중국정부의 부품소재 국산화율은 무려 75%에 이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45% 정도였죠. 중국정부는 80%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 중국정부가 얄미운 것은 한국의 부품소재 우수 납품 업체로 하여금 중국으로 들어올 것을 강하게 압박하고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에 5년정도 머무르면 기술과 경영권을 몽땅 빼앗기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국진출에 있어서 상당히 조심할 필요가 있는 것이죠.
또 우리 제조업이 위험한 것은 세계의 모든 제조업들이 미국으로 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고급기술인력부터 단순인력까지 미국시장은 인력이 풍부한데다 디자인과 기술개발이 쉽고, 또 무엇보다 에너지가 무척 싸며 활발한 소비가 이뤄지고 있기때문이죠.
그러면 해결방안이 무엇이냐?
더 이상 제조업이나 전통적인 산업에 목매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즉 조선, 해운, 제조업, 중공업에 치우친 전통적 산업구조를 신 산업구조로 바꿔야한다는 것이죠. 그것도 미국과 중국이 카피할 수 없는 한국형 신산업을 찾아내야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신 산업쪽으로 자본과 인력의 대규모 이동이 필요하겠죠. 그러나 현대 한국사회에 있어서 이것 역시 쉬운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쉽게말해 국가가 대규모 정리해고를 해야 하고 또 금융의 흐름에 있어서도 국가가 깊숙이 개입하여 자본의 흐름을 바꾸어 주어야하기때문에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는 것이죠.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의 자본흐름이 얼마나 경직돼 있느냐. 조사대상국 144개국 중 80위에 머물러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뒤에는 우간다와 케냐가 뒤따르고 있죠. 그러니까 국내의 돈이, 곧 자본이 기술과 아이디어, 열정으로 가지않고, 담보 잡는데 모두 소진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우리나라의 금융은 말이 금융이지 전당포수준이라는 것이죠.
또 이런 와중에 공산주의 체제하에서 시진핑에 의해 신속히 움직이는 중국자본이 한국금융을 싹쓸이하는 형국인 것입니다
이어 김교수는 한국경제의 위기상황을 다음과 같이 조목 조목지적하면서 정치 경제전문가로서의 고견을 피력해 나갔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술 인력 양성이 시급합니다. 기술인력이라함은 고급기술인력, 중급기술인력, 단순기술인력으로 구분지을 수 있는데, 글로벌시대에 우리 한국이 살아남으려면 고급기술인력, 고급지식 노동자가 많이 배출돼야한다는 것이죠.
그러면 이런 우수인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한국기업의 90%에 달하는 중소기업이 담당해야하는데, 대부분 관심이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 키워놓으면 월급을 많이주는 대기업으로 옮겨버리기 때문인 것이죠.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미국과 일본을 밴치마킹할 필요가 있습니다.미국과 일본은 임금협상에 있어서, 예를들어 자동차산업이다 그러면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는 전체노동자, 그리고 자동차산업과 관련한 모든 자본, 이어 정부가 함께 전체협의를 거쳐 정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중소기업 노동자들이 대기업 노동자를 견제한다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대기업 노동자들이 고임금을 독식하는 것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죠. 따라서 그 결과 미국이나 일본은 굳이 근로자들이 대기업으로 옮길 필요가 없는 것이죠. 이를 연대임금제도라 그럽니다.
이어 과학기술분야의 투자를 늘려 나가야합니다. GDP(국내총생산)대비 세계에서 과학기술분야에 투자를 제일 많이 하는 나라가 우리나라입니다. 그 다음 이스라엘이죠.
그런데 독일이나 미국은 기초연구, 혁신연구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쉬운 것, 곧 성공가능성이 높은 것에 투자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실상 헛방 투자인 것이죠. R&D(연구개발) 성공률이 독일과 미국은 고작 20%정도 밖에 안됩니다. 그러니까 실패를 긍정적으로 보는 셈이고, 실패해도 계속 지속적으로 투자한다는 것이죠.
그러나 우리한국은 R&D에 있어 98% 성공률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즉 앞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성공가능성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죠. 다시 말해 다른나라에서 이미 했던 투자, 뻔한 연구를 자꾸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느냐. 오랜 관료주의 때문입니다. 즉 실패하면 공무원 옷을 벗어야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국가행정과 자본이 뻔한 곳에 자꾸 투자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또 한가지는 감사기관이 너무 많다는 것이죠. 그래서 공무원들이 미래를 향해 생각하지 못하고. 과거에 얽매인다는 것입니다. 즉 과거에 내가 뭔가 실수한 것이 없는지 습관적으로 점검하게 된다는 것이죠.
이어 하나 덧붙인다면 세월호사건을 통해 세분의 고위공직자들이 옷을 벗었는데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유가족들이 기거하는 곳에서 라면을 먹었다는 것입니다. 이분들은 30년 고위공직자들로서, 상당히 모범적인 공직자들이었죠. 그러니까 하나의 실수를 가지고 인민재판식으로 가차없이 사람을 죽여 버린다면, 곧 모든 공을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린다면 누가 마음놓고 일하겠느냐는 것입니다. 즉 가만이 있는게 상책이라는 것이죠.
그 다음 대통령이 당면한 정치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는 것인데, 한마디로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언제나 새 정권이 들어서면 늘 협치 혹은 연정을 얘기하죠. 그러나 한국정치 현실속에서 이 연정이 제대로 실현된 적이 없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상황이 이렇다보니 집권 3년 정도만 지나도 레임덕 현상이 바로 나타나죠. 그리고 특이한 것은 이 레임덕현상이 5, 4, 3년으로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공무원들이 대통령이 자기 미래를 책임져 주지 않으니까 대통령의 지시를 따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온갖 사조직을 만들게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관피아라는 말이 생겨난 것 아니겠습니까.
이어 우리나라 정치 시스템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우냐. 법안 하나가 통과되는데 무려 35개월이나 걸린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 국회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하지 않겠습니다. 나라가 바로 서려면 입법기관이 책임을 지려해야하는데, 우리나라 국회는 책임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라는 것이죠. 그리고 하나 잘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싸움박질일 것 입니다. OECD 국가 중 구성원 사이에 서로 믿지 못하는 불신이 우리나라가 가장 높다고 하죠.
따라서 향후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지형을 어떻게 바꾸어 나가야 하느냐?
구성원간 신뢰속에서 분권과 자율로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국민은 이 국가주의라는 틀안에 갇혀서 살아왔죠. 그러니까 국가가 무엇이든지 주도적으로 다해야하고 국가가 통제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이게 국가주의입니다.
그래서 노래 하나 부르는 것까지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음식점이 따로 있고 부를 수 없는 음식점이 따로 있다는 것이죠. 그러나 이런 것까지 국가가 관여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를 묶어 버리는 것 아닐까요. 즉 자율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주인과 손님이 서로 합의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대학도 마찬가지죠. 학교재정과 관련하여 학교의 주체인 학생과 교수가 재정 상황을 먼저 파악하거나 이해해야하는데 우리나라는 학생과 교수는 언제나 뒷전입니다. 즉 교육부가 모든 것을 들여다본다는 것이죠. 즉 이런 국가주의로는 결코 선진국으로 뻗어나 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공동체 구성원간 믿음에 기초한 분권, 자율만큼 위대한 경쟁력은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스웨덴같은 경우는 사회주의 성향이 강합니다. 그러나 유명한 영리병원들이 즐비하죠.
그러니까 정부가 국민의 자율성이나 시장의 자율을 믿는 것이죠. 대신 세금을 많이 내라 그런다는 것입니다. 즉 국가는 이 세금으로 인적자원을 육성하거나 부의 균형을 맞추어 나가는 것에 집중하는 그런 구조인 셈이죠.
그야말로 스웨덴은 공동체 구성원간의 믿음, 그리고 이에 기초한 자율, 그리고 권한을 분배하는 분권이라는 무형의 자산으로 선진국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 요즘 분위기를 보면 무너진 우파는 박정희정권 시절 향수에 젖어있고, 즉 아직도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국가주의에 젖어있고, 좌파는 자꾸 포퓰리즘으로 뭔가 돌파구를 찾으려한다는 것이죠. 그러나 아르헨티나를 비롯하여 많은 나라들이 실패하지 않았습니까.
즉 포퓰리즘, 혹은 대중주의로는 출구를 찾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더 이상 국가주의, 대중주의로는 안되고 지역사회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시스템을 만들라. 즉 중앙의 간섭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고,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한 자율성의 확대야말로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이죠.
게다가 이런 신뢰성, 자율성이 확대되면 촛불 들고 광장으로 나가는 일은 없겠죠. 왜냐. 신뢰와 자율이 이뤄지면 있는 그 자리에서 항의하거나 얼마든지 좋은 합의점을 도출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약하면 상호 신뢰와 자율로서 국가와 공동체 그리고 시장이 기름칠이 잘된 톱니바퀴처럼 유기적으로 잘 돌아갈 때 초일류국가의 꿈이 현실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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