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규 교수의 선교사 이야기

기사입력 2017.05.2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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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우드 가문의 한국선교

1. 원일한

언더우드 가의 3대 선교사가 원한경의 장남인 원일한(Horace Grant Underwood, 1917-2004) 박사이다. 1917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16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해밀턴대학과 뉴욕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193923세의 나이로 선교사로 파송되었다. 그도 선친처럼 연세대학교에서 교수 사역을 시작했는데, 1940년부터 영어강사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언더우드가()가 한국이름으로 씨 성을 취하게 된 것은 영어이름 언더우드과 비슷하다하여 원으로 정했다고 한다. 그래서 원주 원씨 종친회에서 명예 원씨로 본관을 내린 일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웃 사람들이 원일한 선교사에게 본관이 어디냐고 물으면 연희 원씨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내한 한 이후 연희대학에서 교수로 활동하던 중 1942년 선교사들의 일제 철수 때 한국을 떠났고, 해방 후 다시 내한하여 백낙준, 김윤경 박사와 더불어 연희 재건에 앞장섰다. 그리고 연세대학교 교수로 그리고 행정 책임자로 일했다. 특히 6.25 동란 중에는 미해군 대위로 참전하여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하였다. 특히 1951년 정전회담이 진행될 때 34세의 청년 원일한은 유엔군 측 수석 통역관이었다. 4.19 이후에는 총장서리로 활동하며 어려운 환경에서 대학을 이끌었다. 그러다가 1978년 연세대학교 교수직에서 은퇴했다. 고려대학교, 연세대학교, 한양대학교, 뉴욕 해밀턴 대학교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받은 그는 일생동안 연세대학에서 일하면서 한국의 격동의 세월을 목격했다. 그가 남긴 유품에서 알려지지 않는 여러 일들이 밝혀졌는데, 전쟁 중이던 19536월에는 이승만 대통령에게 연세대학을 비롯한 한국의 교육기관들에 대한 지원을 부탁하는 편지를 보냈고, 1982년 부산 고신대학 신학과 문부식 군을 비롯한 일군의 청년들이 미문화원을 방화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이 방화사건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고 이 사건이 한국에서의 반미운동의 시작이 되었다. 이때 원일한 박사는 주범 문부식에 대한 선처를 호소한 일도 있었다.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되어 항소심이 진행되던 당시인 198212월 전두환 대통령에게와 대구 고법에 편지를 보내 이들에 대한 가혹한 처벌은 한미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문씨 등에게 최대한의 관용을 베풀어 달라고 호소했다. 편지 말미에서 자신을 한국을 깊이 사랑하는 미국인”(an American citizen who has a deep love for Korea)이라고 썼다.
그는 조엔 데이비슨(Joan Vida Davidson, 1915-1976)과 혼인했으나 사별하고 1977년 호주출신 미혼 선교사였던 원성희(Dorothy C. Watson, 1933- )와 재혼했다. 그 아내는 이화여대 음악과 교수를 지냈다. 그런데 원성희 곧 도로시의 여동생이 마조리(Marjorie Watson)인데, 그는 내가 멜버른에서 유학 할 때 우리 집에서 멀지 않는 곳에 살았다. 같이 만나서 펌핑빌리지를 방문한 일도 있고 내가 한국으로 올 때 안부를 부탁하여 원일한 박사와 전화로 대화한 일도 있다. 원일한 박사는 한국에서 태어난 제3대 선교사였기에 얼굴을 보지 않으면 그가 외국인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한국어가 완벽했다. 그러기에 19796월 카터(Jimmy Carter)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그가 공식 통역관이었다. 그는 2000년에 한국전쟁, 혁명, 그리고 평화라는 제목의 회고록을 남겼는데, 이 기록은 한국근대사를 해명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사료가 되고 있다. 원일한의 두 동생, 원요한과 원득한도 한국 선교사로 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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