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희 목사의 성공칼럼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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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 년 전에 나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세상을 변혁시킴으로 가정과 사회와 나라를 살리고자 설립한 가나안농군학교에 입교한 일이 있었다.
그 시대의 가나안농군학교의 명성은 대단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의식을 바꾸는 정신교육을 담당하는 학교로 변화의 새 시대를 이끄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 나는 잔뜩 기대를 안고 찾아갔다. 그런데 교육을 받는 동안 내가 감동을 받은 것은 그곳의 특별한 교육프로그램이 아니었다. 그 보다는 김용기 장로님과 가족들의 삶, 그 자체였다고 하는 게 옳은 표현일 것이다. 당시 연세가 지긋하신 김용기 장로님은 4박5일 일정으로 들어간 교육생들과 똑같이 자고, 먹고, 뛰는 모습을 삶으로 보여주셨다. 교육생들의 4박5일 동안도 힘든데 이곳에 있는 분들은 1년 365일을 교육생들과 함께 한다고 생각하니 온 몸에 전율이 일었다. 가족의 힘으로 가나안농군학교를 세우고 수십 년 동안 피와 땀을 흘리며 늘 교육생들과 함께 그들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교육하고 계시다는 게 나에게는 충격적인 감동으로 다가왔다. <아,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게 바로 이런 것이구나.>하나님의 말씀대로 언행일치의 삶을 사시려는 장로님을 곁에서 뵈니, 그 분의 꿈이 얼마나 간절한지, 또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얼마다 낮아지려고 치열하게 사시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지금도 나는 강의 하시던 장로님의 청청한 음성을 잊을 수가 없다. 장로님은 교육생들을 향해 대뜸 이렇게 말씀하셨다.<여기는 모두 먹사들만 왔구만요.>장로님의 첫 마디에 모두들 멍한 표정으로 쳐다봤다.<먹사란 다른 게 아니요 먹기 위해 목회하고, 일하는 사람이 먹사입니다. 여기 모인 사람 중에 먹기 위해 일하지 않은 사람 있으면 손 좀 들어봐요?> 그때 교육생으로 참석한 목회자들과 교회의 중직 자들의 세속적인 직업의식을 꼬집으며 강의를 시작하셨지만 이내 강의의 방향을 부드럽게 풀어가셨다. 목사란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자신이 섬기는 교인들을 위해 죽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게 목회자의 각오요, 꿈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로 하나님의 역사를 이룰 수도 성공할 수도 없습니다.>이어서 바른 목회 관과 가치관에 대해서 한참 말씀을 이어가셨다. 그런데 옆에서 이 말씀을 듣던 내가 심장이 떨려왔다.<나는 어떤가? 혼자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사업을 해왔던 것은 아닌가? 나는 무엇을 위해 사업을 하고 있나? 란 생각이 나를 흔들어 깨웠다.진짜 예수를 믿는다면 내가 꾸는 꿈은 세상 사람들과는 달라야 했다.>이 생각이 내 머릿속에 들어오면서 나는 마치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듯한 충격에 휩싸였다.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낮은 자로 오셔서 십자가를 지신 예수를 바라보니 통곡이 터져 나왔다. 또한 예수님을 따르고자 민족의 구원을 외치며 낮은 자로 가나안농군학교를 일구신 장로님을 생각하니 나의 삶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이때 사 낮은 자로 내려가서 꿈을 꾸어야 하나님의 뜻대로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김용기 장로님은 낮은 자로 사셨기에 꿈을 이루셨다. 새마을 운동의 모태가 되어 이 나라를 부강한 나라로, 세계의 생활의 빈곤과 정신의 빈곤을 깨우며 복음을 전하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도 낮은 자로 꿈을 꾸고 이루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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