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욱 칼럼 71 에누리는 화의 근원

기사입력 2020.06.1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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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욱
한국창조과학회 이사 겸 부산지부장, 한국심성교육개발원 부산지부장
 
물건을 사고 파는 일을 흥정이라고 한다. 그럴 때에 물건을 사고팔기 위해 품질과 값을 의논한다. 그것이 흥정이다. 정찰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에선 흥정하는 일이 있다. 흥정에 있어 품질과 값에 대해 판매자와 구매자가 의논할 때에 에누리를 하는 경우가 있다. “받을 값보다 더 많이 부르는 일”(평가절상)도 에누리이고, “값을 깎는 일”(평가절하)도 에누리이다. “사실보다 보태어 말하는 일이 에누리이다. 상품 매매 행위가 아니고 인간관계에서도 에누리라는 말이 사용된다. 대화 가운데 사실보다 보태거나 깎아서 듣거나 말하는 것을 에누리라고 한다(동아메이트 국어사전). 교류분석에서는 어떤 사람의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경시하거나 그 능력을 과소평가하거나 할 때, 사람을 에누리(discount)하여 취급한다고 한다.
교류분석에서 에누리는 매매행위에서의 에누리보다 한층 심각한 내용이며 인간의 존재를 낮게 보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하는 모든 언행을 의미한다. 따라서 에누리는 부정적 스트로크에 지극히 가까운 개념이지만 부정적 스트로크마저 부여되지 않는 상황을 포함한다. 그런 의미에서 부정적 스트로크보다도 한층 비인간적인 성격을 가지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긍정적 스트로크가 타인에 대한 사랑과 관심의 표현이라고 한다면, 에누리는 타인에 대한 사랑의 결핍과 무관심의 표현이다. 에누리 당하는 것은 아이 뿐만 아니고 어른에게도 가장 괴로운 것의 하나이다(김홍용, 1994).
삶의 과정에서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을 때 우리가 그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성장한 사고, 감정, 행동을 갖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각본에 빠져 들어가는 방법이다. 이럴 경우 우리는 자신이나 상대를 에누리하게 된다. 모든 에누리는 과장행동, 과대망상을 동반한다. 이 말은 현실의 일부를 과장 또는 과대시한다는 것이다. 각종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그 공직의 임기 안에 다 이룰 수 없는 엄청난 공약을 남발하는 것이나, 어떤 지위에 오른 사람이 분에 넘치도록 크게 관사를 짓는 행위는 과장행동에 해당한다.
창세기 3장은 성경에서 에누리가 가장 먼저 등장하는 장이다. 뱀이 여자에게 접근하면서 하나님을 과소평가하고 뱀 자신은 과대평가한다. 그러면서 여자의 마음에 자신을 과장하는 마음을 불어넣는다. 갈멜산 대결에서 패배한 후 엘리야를 죽이려 했던(왕상18:20-19:2) 이세벨의 행위는 과장한 에누리이고, 나봇을 죽게 하고, 그의 포도원을 약탈하게 한 이세벨의 행위는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한 에누리였다(왕상21:5-16).
에누리는 화의 근원이다. 하나님께서 엘리야에게 임하여 이세벨에 대한 심판을 말씀하신다(왕상21:23). 이세벨은 예후를 맞으면서 태후로서의 위엄을 갖추면서 자신을 과장하고 상대를 시므리에 비하며 평가 절하한다. 마침내 내시에 의해 내려 던져져 죽고 예후의 발에 밟힌다. 회개의 기회를 놓치고 비참하게 죽은 그녀는 개들에게 먹히는 최후를 맞았다(왕하9:30-37). 흑인 피의자의 인권을 에누리한 백인 경찰관의 가혹행위는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로 힘든 미국에 폭동을 초래하고 말았다. 자타긍정, 상호존중을 생활화해야 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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