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맹 쿠르드족 버린 美, 한국이라고 못 버리겠는가

트럼프 동맹을 값싼 ‘편의적 계약’으로 봐
기사입력 2019.12.2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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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약화 우려, 오판 가능성 높아
 
트럼프, 약속보다는 돈 중요시 여겨
군웅 할거시대 도래, 우리 갈 길 빨리 찾아야
 
 
 
외교적 고립주의, 국가 우선주의를 택한 트럼프 미국 정부에 의해 중동에서의 미국의 입지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얼마 전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러시아가 중동으로 다시 귀환했다. 현재 미국을 밀어내고 시리아내전의 중재역을 자임하고 있는 실정이다.
터키는 미국의 경고에 코웃음치고 있다. 최근 터키는 쿠르드족을 공격하므로 탈미화의 선두에 서 있다.
터키-이란-아프가니스탄으로 이어지고 있는 이른바 탈미벨트는 미국의 경쟁국인 중국 러시아를 자연스럽게 끌어드리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의 중동진출이 심상찮다.
미국의 원칙 없는 개입, 철수로 미국의 첫 목적이었던 이란의 영향력 봉쇄는 실패했다.
이어 이라크에선 시아파 정부가 들어섰고, 시라아의 아사드 정부는 명을 다했다. 예맨 내전에서 시아파인 후티 반군은 사우디의 안보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이 파기한 이란국제핵협정을 놓고 걸프만의 긴장을 연일 고조 시키고 있다. 이어 이런 과정 속에서 IS의 재건이 코앞이다. 지금의 중동은 혼란을 거듭 반복하고 있다. 또 이전투구의 장이 된지 오래다. 그 이유는 중국 미국 등 열강들이 병주고 약주고 했기 때문이다. 즉 일관성 없는 그들의 행동이 중동을 코너로 몰아넣고 있는 셈이다.
이어 최근 중동정세를 보면 배신의 계절이 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미국의 트럼프 정권이 시리아 북동부 주둔 미군의 철수를 시작하자 이 지역은 순식간에 새로운 단계의 전쟁터로 변했다. 미군 철수로 힘의 공백이 발생하자 쿠르드족이 눈엣가시였던 터키가 주저 없이 공격했다. 현재 이 지역은 터키군의 계속된 공격과 진격으로 민간인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다. 유엔은 3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는 가급적 미군을 해외에서 철수시키겠다고 말했다.
그것은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비즈니스적 발상에서 나온 것이다.
터키의 군사 개입이 시작되자 미국은 시리아 주둔 미군 병력을 안전지대로 옮겼다. 게다가 트럼프는 이 날 터키에 대한 모든 제재를 해제했다.
그야말로 쿠르드족과 완전 결별을 선언한 것이다.
최소한의 의리조차 없는 미국의 이 같은 형태에 대해 미국을 우방삼은 중동의 국가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는 대통령에 당선 되자마자 공약을 이행한다는 명분으로 시리아 철군을 서둘러왔다.
트럼프의 목표는 위험한 분쟁지역에서 미군을 철수시켜 미국인의 생명을 보존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는 것이다. 또 돈도 엄청 아낄 수 있다.
그러나 약속은 헌신짝이 되었다.
수많은 인명이 죽어가고 시리아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데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트럼프는 국내외의 지적과 비판에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
시리아 철군 외에도 트럼프의 국가 우선주의, 미국 우선주의는 무역마찰을 최소한 한다는 이유로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미국의 외교는 일관성을 잃어가고 세계 경제는 요동치고 있는 모양새이다.
또 이민자 배척 등 극우 포퓰리즘이 판을 치고 있다.
특히 이번의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에 대해 쿠르드족은 혈맹이 등에 비수를 꽂았다며 강한 배신감을 표시하고 있다.
현재 3000만이 넘는 쿠르드족은 중세 중동에서 아유브 왕조를 열며 중동 대부분을 지배했던 거대 제국의 후손이지만 독립국가를 갖지 못한 민족이다. 약소민족으로 전락한 쿠르드족은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강대국으로부터 배신을 당했다. 트럼프만이 아니다. 쿠르드족은 지난 100년간 레이건, 클린턴 정권 등 미국에 8차례나 배신당한 전례가 있다.
약소민족에게 동맹은 허울이었다. 이용할 필요가 있을 땐 동맹이었지만 필요 없을 땐 사지로 내치는 식의 토사구팽이 계속돼온 것이다.
동맹은 매우 쉽다시리아에서의 미군 철수 결정으로 이슬람국가(IS) 소탕전의 동맹이었던 쿠르드족을 희생시킨 탓에 향후 동맹 구축이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론에 대해 트럼프가 한 말이다.
즉 비록 쿠르드족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동맹을 구축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맹관계는 만들기도 쉽고, 그만큼 깨기도 쉬운 편의적 계약일 뿐이다.
모든 것을 돈으로 따지는 냉혹한 계산주의자에게 영원한 동맹은 있을 수 없다.
그렇다면 돈의 화신 트럼프 앞에 한국도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다.
당장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한미 간의 협정을 무시한 채 터무니없는 5배 인상안을 들고 나왔다.
심지어 북한을 핑계로 6.25전쟁 이후 수십 년간 해오던 한미연합훈련도 폐기하더니 한미연합공중훈련까지 연기했다. 이번 기회를 놓칠새라 북한은 미국이 연합훈련에서 아예 빠지라고 핏대를 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진작부터 연합훈련을 엄청난 돈 낭비라고 불평했고, 주한미군도 언젠가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동맹을 북-미 협상에 연계할 가능성이 없지 않은 이유이다. 미국의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북한과의 협상을 핑계로 한국의 안보를 사지에 몰아넣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한반도에서 미군을 철수시키려 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요즘 미국에서 흘러나오는 주한미군 철수론은 과거보다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인권외교라는 이상주의를 홀로 고집하다가 주변의 반대에 부딪쳤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포퓰리즘적 현실주의엔 수긍하는 미국 여론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미군을 한국군 지휘 아래 두는 전작권 이전 협상도 미국이 한국에서 쉽게 발을 빼는 구실이 될 수 있다. 이래저래 앞으로 한미동맹엔 큰 변화가 올 수밖에 없고 예측불가의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높다. 미국의 시리아 철군처럼 한국 역시 가장 쉬운 동맹이 되기 십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어서 빨리 외교력을 높이고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한다.
배신과 분쟁이 난무하는 중동의 혼란은 수십 년 전 식민지와 전쟁으로 같은 일을 겪었던 우리에게 지금도 남의 일이 아니다. 저성장시대로 들어선 세계는 경제가 안좋을수록 무역분쟁과 국가우선주의를 확대 재생산할 수밖에 없다.
가까이 미중무역전쟁과 한일경제전쟁이 갈 길 바쁜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세계의 경찰임무를 포기한 미국의 뒤로 모두가 군비확장과 패권쟁탈에 나서는 군웅할거시대가 시작됐다. 특히 중국과 일본에게서 그 모습을 역력히 볼 수 있다.
정치권은 명분과 정의가 빛이 바래고, 이 탓에 정치력이 약화 될수록 편가르기식 진흙탕 싸움은 격화되고, 갈 길 잃은 국민의 괴리는 심화되고 있다. 동맹이나 약속은 더 이상 우리를 지탱하는 힘이 될 수 없는 시대가 오고 경제, 사회, 정치, 안보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현대의 위기는 불확실성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위기를 인식하는 지혜가 이 시대에 필요하다. 사지로 들어가면서도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낭떠러지를 앞에 두고도 끝모르고 앞으로만 달려가는 우리가 이제는 냉철한 이성을 가질 때다.
현재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앞으로 어디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나와 다른 사람까지 망라해서 지혜를 끌어 모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생사화복의 주관자이시며 역사의 주권자이신 하나님을 의지해야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민족의 미래가 달려있음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런 맥락에서 건국 이래 한국교회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도 막중하다.
/정리=하현덕 기자 duck102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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