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의 일순위는 국익, 文의 일순위는 자기식구?

文, 盧 본받을 필요 있어
기사입력 2019.06.1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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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유연한 진보. 본받아 새로운 길 찾아야
교조적 진보의 틀 깨지 않으면, 미래 없다
 
지난 2002년 대선 승리 후 나흘 만에 당선인 노무현은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했다. 당시 두 사람이 나눈 대화의 골자는 대통령이 맡게 될 막중한 역할에 집중됐다. 김대중 대통령(DJ)은 좁은 국내 정치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세계 정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DJ가 상대했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열강 정상들의 됨됨이와 평가, 그리고 정상회담과 관련한 뒷얘기가 오고 갔다.
세계 정상들을 상대한 현직 대통령만이 간직하고 있던 일급비밀이었다. 이어 오찬을 마치고 나온 노무현의 얼굴에는 긴장감과 묘한 비장함이 서렸다고 한다.
대선 승리의 기쁨은 한순간이고 대통령직의 사명과 엄중함이 가슴을 짓눌렀을 것이다.
대선 당시 반미면 어떠냐는 도발적 유세로 지지자들을 격동, 결집시켰던 노무현이었지만 집권하자마자 첫 순방국으로 미국을 낙점했다.
또 은밀하게 보수 성향의 기독교계, 정치계, 교육계 원로들에게 손을 내밀기도 했었다.
이어 이 원로들을 통해 미국 정부의 의구심을 해소하면서 방미의 밑자락을 깔았다.
노무현 집권시절 지지층의 반발이 더 거세지는 내전 상황도 벌어졌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갈등의 불씨에 기름을 부었다. 대표적 진보 성향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가 한미FTA 타결을 막기 위해 무려 7년 만에 거리 농성에 나설 정도였다. 노무현은 보수 세력을 향해 거침없이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진보라 하여 무조건 품어 주지도 않았다. 심지어 날카롭게 대립하기도 했었다.
지난 2007년 청와대 브리핑을 보면 노무현이 얼마나 균형감을 잃지 않으려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진보 진영은 개방할 때마다개방으로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오히려 우리경제는 모든 개방을 성공적으로 이룩하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소위 말하는 진보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필요하면 그것이 신자유주의자들의 입에서 나온 것이든 누구의 입에서 나온 것이든 채택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져야한다.”
노무현은 이런 정치를 가리켜 유연한 진보라고 지칭했다.
교조적 진보에 대응하는 개념이라고도 했다.
폐쇄적 교리에 집착하는 진영논리를 깨면서 진보가 진화해야한다는 주장인 것이다.
다시말해 진영논리가 국익을 앞설 수 없다는 냉철한 이성적 사고인 셈이다.
대선 재수에 나선 문재인 캠프는 그 고민의 연장선에서 진보진영의 새로운 버전을 선보였다. 공세적으로 펼친 경제정당, 안보정당의 우향우 행보가 대표적이었다.
또 진보진영이 꺼리는 성장담론을 적극적으로 채택했으며 북한의 잠수정 타격 때문에 천안함 폭침이 일어났음도 분명히 했다.
한마디로 교조적 진보의 틀을 깨는 과감한 시도였다.
바야흐로 문재인 집권 3년차를 맞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유연한 진보는 선거용 멘트에 그친 느낌이다.
또 성장담론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새이름을 짓는 데에만 국한돼 사용되고 있다.
성장이라는 구호는 등장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한쪽에서 기업들의 혁신 성장을 외치면서도, 또 다른 한쪽에서는 재벌들을 혼내 줘야한다는 메시지가 교차하고 있다. 따라서 이 정부 들어결정장애현상이 점점 고착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안보를 책임지겠다는 약속은 남북관계에 종속된 하위 개념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정책기조 수정은 없을 것이라고 대못을 박았다.
대부분의 진보인사들은 노무현식 유연한 진보정치를 싫어한다. 또 보수진영이 친노와 친문을 편 가르려하고 있다는 생뚱맞은 이유를 갖다 대기도 한다. 하지만 노무현의 유연한 진보정치는 엄연한 사실이다. 없었던 일이 될 순 없다.
노무현은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거친 직설화법을 쏟아냈지만 대통령직의 엄중함은 뼛속 깊이 새겼다. 대통령은 일개 정파의 리더가 아니며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대변하는 자리이다.
노무현은 바로 이점을 간과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나름 새로운 길을 갈 수 있었고 미흡하지만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정부는 새로운 것이 없다. 그저 특정 정파의 목소리만 귀가 따갑도록 들려 올뿐이다. 아무쪼록 문재인 대통령이 교조적 진보를 대변하는 틀에서 벗어나 우리 모두의 대통령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 하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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