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대 미달 사태, 어제 오늘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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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히 알다시피 올해 대학입시 정시 모집 마감결과 대부분의 신학교 경쟁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미달이 속출했다. 앞다투어 사명자들이 신학교로 몰렸던 과거의 모습과는 판이 아니 게 달라졌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수적인 신학노선을 추구하는 고신총회 소속 고신대학교 신학과의 경우 올해 정시 모집에서 0.1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7명 모집에 달랑 5명이 지원했단다. 초라한 성적표라 아니 할 수 없다.
또 한국기독교 장로회 소속 한신대학교 신학과의 경우 0.34대 1을 기록했다. 32명 모집에 11명이 지원했다. 하지만 다른 학과의 경우 높은 경쟁률을 유지했다.
국제경영학과가 11.50대1, 그리고 미디어영상광고학부가 8.40대 1을 각각 기록했다. 학교측에 따르면 신학과를 제외하고 평균 6.39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유지했다고 한다.
선방한 셈이다.
감리교 목원대학교 신학과는 0.17대1, 협성대학교 신학과는 0.4대1, 서울기독대학교 신학과는 9명 모집에 단 1명만 지원해 0.1대1을 기록했다.
장로회 통합총회의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과는 1.81대1, 합동총회의 총신대학교 신학과는 2.68대1을 기록해 간신히 미달사태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마음은 편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두 대학의 경우, 타 학과는 나름 선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되고 있다. 더욱이 학령인구의 감소와 맞물려 향후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는가.
가장 결정적인 원인으로는 한국교회의 신뢰도 하락이라 할 수 있겠다. 한국교회가 나름 복음사역에 충실했다고는 하나 봉사적 선지자적 역할을 제대로 감당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큰 교회와 작은 교회와의 갈등, 기복주의, 성도의 수평이동, 이익집단화, 위선적 모습, 이것이 한국교회의 자화상이다.
게다가 코로나 대처에 있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바람에 한국교회의 신뢰도는 수직 낙하하고 말았다. 많은 국민들이 교회에 대한 기대를 접은 지 이미 오래다.
한국교회를 이끌어갈 신학생이 없다면 한국교회의 미래는 불 보듯 뻔하지 않겠는가.
지금이라도 교단, 교파를 초월하여 신뢰도를 회복하는 일에 한국교회는 목숨을 걸어야한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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