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욱 칼럼 82

경계선 지키기
기사입력 2021.04.24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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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 지키기

 

 

진화심리학에서는 인간의 공격성을 진화과정의 산물이라고 설명한다. 진화론적 세계관이 반영되어 있는 과학은 가치중립적이라는 명분으로 신의 개입을 인정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자연발생으로 설명한다. “나는 과거에 무엇이었을까?”란 질문을 시작으로 우주의 처음으로 데리고 간다. 그렇게 찾아간 우주의 처음은 우주가 진화했다는 설명을 하기 위해 빅뱅을 상정한다성경은 모든 것의 처음을 시작하신 분이 하나님이시라고 말씀하신다.

진화론적 과학과 성경이 일치하는 것은 시작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시작의 방법과 주체, 재료는 완전히 다르다. 과학은 빅뱅으로 물질이 생겨났다고 말하고, 성경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고 말씀하신다. 과학은 지구에서 행성을 이룬 여러 물질을 재료로 하여 생명이  탄생했다고 설명한다. 성경은 생명체를 하나님께서 창조하셨다고 말씀하신다인간의 출현과 인간의 공격성에 대한 설명도 다를 수밖에 없다.

인간의 공격성은 창세기 3장의 타락 이후부터 유래한 것이다. 감정을 다스릴 줄 모르는 것은 가인의 모습에서 바로 알 수 있다. 아벨의 제물은 여호와께서 받으셨으나, 자신의 제물은 받지 아나하실 때에 가인은 몹시 분하여 안색이 변한다. 그런 가인을 향하여 여호와께서 힐문하시며 죄가 너를 원하나 너는 죄를 다스리라고 말씀하신다. 그 때 바로 감정을 조절하고 정신을 차려야 했다. 그런데 가인은 아벨을 쳐 죽인다.

가인의 행위를 비롯한 여러 가지 형태의 폭력은 그 원인이 다양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는 것이다.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하면 갈등관리를 잘 못하게 되고 대인관계 기술과 의사소통 기술에 문제를 가져오게 된다. 가인의 악행은 가인 가문의 내력이 된다(4:16-24). 성경에 수많은 폭력들이 등장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의 온갖 형태의 폭력은 학습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결국 부모로서 우리가 자녀들에게 무엇을 보여 주었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학습된 행동이란 말 속에는 보고 배운다는 뜻이 들어 있는 것이다.

클락과 도니(1998)는 그들의 저서 자녀와 함께 다시 성장하기에서 자녀의 올바른 인격 형성을 위해 부모는 자녀를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보살피는 동시에 규율과 한계도 엄하게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다. 규율과 한계는 무엇이 되고 무엇이 안 되는지 등에 관한 삶의 기술을 뜻한다.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어라.”고 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친밀한 사이라도 상대방의 사적 영역은 지켜주어야 한다는 개념을 아들러학파에서는 과제분리하기로 설명한다(김춘경, 2018). 모든 폭력도 사실은 남의 경계를 함부로 침해하는 것이다. 다음 세대들에게 분명한 경계선을 가르쳐주는 적절한 지도를 제공해야 한다. 맡은 영역이 다르면서도 입장에 따라 남의 영역의 경계를 자의로 넘나드는 경우를 보게 된다. 어쩌면 이런 일도 폭력의 하나일 수 있고, 다음 세대가 보고 배울 수 있다. 조심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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