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연 교수의 '성탄 계절의 노래'

기사입력 2020.12.2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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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의 계절은 노래로 시작된다. 동내 아이들이 모여 어두운 시골의 얼어붙은 논길을 지나 교회에 모여 성탄 준비를 하던 잊지 못할 그 시절이 이 노래에 녹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캐럴을 성탄절 노래 정도로 알고 있는 우리의 상식이 있으나 캐럴을 찾아 음악 역사 속으로 가보면 캐럴(carol)은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지만, 중세에도 존재하 였 으며 그 형태는 단선율(單旋律,monophony) 노래로서 춤과 곁들여진 노래였다.
15세기의 영국에서는 캐럴이 유행했는데 솔로와 합창 부분이 교대되는 형태를 가졌으며 이것은 중세의 캐럴에서 유래한 것으로 영어나 라틴어로 쓴 종교시에 붙인 2성 부 또는 3성 부의 음악이었다. 형식 면에서 볼 때 캐럴은 후렴(後斂: burden)구를 지니고 있어 악곡 처음에 불리고 각 절의 뒤에 반복되었다. 다시 말해서 캐럴은 악기에 맞추어 춤을 추며 노래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따라서 이 형식의 노래는 세속음악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실 캐럴은 종교성과 세속성을 모두 띠고 있는 음악 양식이었다. 엄밀하게는 세속적 춤곡에서 시작되어 유쾌하고 즐거운 정서의 종교 가곡으로 발전된 셈이다. 그리고 이 시기에는 성탄 캐럴뿐만 아니라 부활절 캐럴도 있었고, 오히려 성탄절 캐럴보다 부활절 캐럴이 더 유행하였으나 부활절 캐럴은 점점 쇠퇴하여서 지금은 캐럴이라는 용어가 크리스마스 시즌의 음악으로 인식되고 있다. 교회음악의 중심은 곡조보다는 거기에 담겨있는 가사 내용이 중요하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신약의 누가복음에 나타난 예수님의 탄생기록을 노래했고 이를 대송가 (Greater Canticles) 라고 불렀다. 대송가는 4개가 있는데 그 제목을 보면
- 베네딕투스(Benedictus): ‘복 있도다라는 말로서 누가복음 167-79의 사가랴의 노래이다.
- 마니픽카트(Magnificat): ‘내 영혼이 주를 찬양하며라는 말로서 누가복음 146~55절의 말씀을 내용으로 하는 마리아의 찬양이다.
- 눙크디미티스(Nunn dimittis): ‘주여 말씀하신 대로라는 뜻으로 누가복음 229~32절의 말씀을 내용으로 삼고 있다.
- 글로리아(Gloria): ‘영광이며 누가복음 2:13-14의 내용으로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 하기 위해 천사들이 부른 노래다.
 
이렇게 초대교회 성도들은 주님 탄생을 찬양했고, 그 찬양 속에서 메시아 오심을 애타게 기다렸던 믿음을 보게 된다.
 
또 한 번 주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캐럴은 초대교회의 모습을 닮아가는 모습이 있기를 바란다. 정체불명의 산타 할아버지루돌프 사슴코로 즐기기보다는 찬송가에 수록된 1800년대의 영국 크리스마스 캐럴 즉 천사 찬송하기를, 참 반가운 신도여, 천사들의 노래가와 같은 곡과 함께, 메시아 되신 주님의 탄생을 알리는 복음의 메시지가 중심에 있고 이 말씀을 선포하는 찬양의 크리스마스이기를 바란다.
 
김일연 (고신대 교수. 부산 장로성가단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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