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효 목사의 목양칼럼 - 본치

기사입력 2020.08.15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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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치, ‘남의 눈에 띄는 태도나 모습을 일컫는 순수 우리말이다. 한편 경상도 지방에서는
보람의 방언으로 사용되는 용어이기도 하다. 이 단어에 있다 혹은 좋다없다를 붙여서 어떤 상태나 상황에 개입하거나 외면하는 행동에 긍정과 부정의 주·객관적 입장을 평가한다.
인간행동뿐만 아니라 어떤 솜씨나 어떤 작품 같은 결과물에 최상의 호평과 최악의 악평을 표현하는 상용어(常用語)이다. 물론 보람의 방언적 의미로 적용될 때는 좋다의 의미보다 있다’, 혹은 없다의 의미가 강화되어 본치의 주체가 결과물이 아닌 원인자에게 긍·부정의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어떤 식사에 초대받은 손님의 입장에서 접대를 위해 주인이 차려 놓은 식단이 후각적으로 먹음직한 냄새가 날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식욕이 당길 정도로 차려졌을 때, ‘주인장! 정말 맛깔 나는 진수성찬을 본치 있게(좋게) 차리셨네요.’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경우는 전자가 적용된다.
또한 있어야 할 자리, 빠져야 할 자리 분간하지 못하고 아무 자리나 눈치 없이 배석할 때, ‘저 사람 정말 본치도 없다라고 표현하게 된다. 이 경우도 전자가 적용된 경우다. 이와 달리 아이들이 세상에 나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비행 청소년으로 낙인 되었을 때, 부모 된 입장에서는 자식 키운 본치도 없다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후자가 적용된 경우다.
그리고 어떤 중요한 일을 딴에는 열심히 준비하고 최선을 다해 어떤 결과물을 생산했지만 그 결과물을 사용하는 자의 입장에서 의미를 두지 않거나 외면 혹은 폐기 처분했을 때, 준비하고 만든 자의 입장에서는 땀 흘려 가며 만든 본치도 없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 경우 역시 후자가 적용된다.
이렇듯 이 용어는 위 양자의 경우와 양자가 동시에 적용되는 경우로 분석된다. ‘있다 혹은 좋다’, ‘없다의 주관적 혹은 객관적인 긍정과 부정의 평가에 따라 개인적, 공동체적, 혹은 사회적 인간행동과 기호, 그리고 그 결과물에 헌신하거나 도태되는 경우는 양자 모두 적용된다.
그 예를 우리 신앙의 세계에서 찾아보자. 목사에게는 목회의 현장과 일생이 본치가 있어야(혹은 좋아야) 본인에게는 보람과 기쁨이 되고 하나님께는 영광이 된다. 교회를 섬기는 성도들도 그 섬김과 헌신에 본치가 있어야(좋아야) 한다. 그것은 어떤 보상 개념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성취한다는 사역적 결과물이 의도된 신적 목표를 지향한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성경의 예를 들면 바벨탑 사건은 본치가 없는 일 중에 속한다. 그러나 노아의 방주 건조는 지극히 본치가 있는(좋은) 일이었다. 당시 노아 때 사람들은 방주 건조에 심혈을 쏟는 노아를 향해 본치 없는 짓거리에 소일한다며 핀잔과 욕설을 퍼부었다. 라반은 야곱과의 약속을 열 번이나 어기면서까지 야곱의 노동력을 착취하여 부를 축적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야곱의 이십 년을 본치 있게(좋게), 라반은 본치 없게 하셨다.
오늘날도 세상 사람들은 예수 믿는 일과 전도하는 일을 할 일 없이 본치 없는 일을 한다며 온갖 입방아를 찧어대지만 이 세상에서 이보다 더 본치 있는(좋은)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영혼을 구원하여 영생과 하나님의 영광에 들어가게 하는 일보다 더 본치 있는(좋은) 일이 이 피조 세계를 넘어 천상에서조차도 없음이 아니던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형틀을 둘러싼 수많은 궁상들을 보라! 얼마나 본치 없는 일에 목소리를 높이고 악을 썼는가! 초대 교회를 박해했던 군주들도 주목해 보라! 실로 본치 없는 일에 역사를 흔들더니 그들의 영원은 빌라도의 전철을 밟고 있지 않는가!
교계, 정계, 학계, 경제계, 언론계, 교육계, 문화계, 예술계 할 것 없이 전체 사회의 구성원들을 총망라하여 안방의 매스컴을 뒤흔들고 있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본치 없는 소식들로 인해 온 국민이 몸살을 주고받으며 앓고 있지 않는가! 국민의 손으로 뽑은 일꾼들이 본치가 있어야(좋아야) 지지자들도 믿고 지지한 본치가 있지(좋지) 않겠는가!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을 입은 사랑하는 기독자들이여, 주님의 그 사랑 그 은혜에 본치 있게 신앙과 인생을 가꾸고 다듬어 이토록 자유분방한 최악의 시대를 극복하여 하나님의 지고 선을 도모하는 성업(聖業)에 올인 함으로써 본치 있는(좋은) 영광의 열매를 주님께 돌려드리는 최선의 주자로 거듭나기를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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